이국종 교수 "나도 이제 지쳤다"
2020.05.01 23:00
"병원에서 돈 따오라는 얘기 많이 들었다"
이 교수는 5일 올해 들어 처음 병원에 출근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임원을 제출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병원으로부터 돈(예산)을 따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게 너무 힘들었고 이젠 지쳤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닥터헬기 출동 의사 인력 증원 문제도 사업계획서상에는 필요 인원이 5명인데 실제로는 1명만 타왔다”며 “병원에서 나머지 인원은 국도비를 지원받을 경우 채용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결국 필요하면 돈을 따오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뭐만 하면 돈을 따오라고 했고, 간호사가 유산되고 힘들어 해도 돈을 따오라고 했다, 이제 더는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취재진을 만나려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 교수는 최근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직을 내려놨다. 수원=뉴시스앞서 지난달 13일 유 원장이 과거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라고 하는 등 폭언·욕설이 섞인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그간 이 교수와 병원 측이 겪어온 갈등이 세간에 알려졌다. 이후 양측이 이미 수년 전부터 병실 배정,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자주 다툼을 벌였고, 지난해부턴 새로 도입한 닥터헬기 운용 문제로 갈등이 격화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이날 내내 “말을 해도 속이 하나도 시원하지 않다”거나 “이번 생은 망한 것 같고 한국에선 안 된다”, “망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등의 극단적 표현을 사용하며 허탈감을 표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그는 “외상센터에서 나가는 건 아니다”라며 “병원은 저만 없으면 잘 될 것이란 입장 같은데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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