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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_m.aspx?CNTN_CD=A0002665106


결국 오취리는 7일 SNS에 다시 사과문을 올렸다. 오취리는 "의견을 표현하려다가 선을 넘었다. 학생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 한국 교육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 일은 경솔했다"고 해명했다.


오취리의 상황은 최근 동료 방송인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역풍을 맞은 남희석을 떠올리게 한다. 남희석은 SNS에서 <라디오스타>에 출연중인 유명 방송인 김구라의 방송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남희석은 김구라가 방송에서 본인 입맛에 맞지 않으면 출연자 앞에서 등을 돌리고 인상쓰고 앉아있는 모습을 두고 "자기 캐릭터를 지키기 위하여 배려없는 행동을 한다"고 비판했다. 김구라는 이에 대하여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김구라의 방송 태도는 여러 번 누리꾼들의 지적 대상이 되어왔기 때문에, 남희석의 비판에 공감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남희석 역시 후폭풍에 시달려야 했다. 일각에서는 남희석의 과거 언행이나 일화들을 재조명하며 남희석을 오히려 비난했다.

소신을 드러냈다가 오히려 비난을 받는 오취리-남희석의 사례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남을 비판하려면 동시에 스스로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들은 타인의 흠을 꼬집기 이전에 스스로의 모습을 먼저 성찰하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취리와 남희석이 대상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 들기보다는, 좀 더 감정을 억누르고 절제된 언어로 대중을 설득하는 데 집중했다면 반응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데 또다른 한편으로 아쉬운 점도 있다. '메신저'에 대한 비판에 가려져서 정작 중요한 '메시지'는 묻혀버리는 현상이다. 오취리와 남희석 개인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그들이 제기한 '한국사회의 인종차별'이나 '유명 방송인의 무례함'에 대한 문제제기는 충분히 심도있게 논의해 볼 가치가 있는 주제였다.

하지만 많은 미디어나 누리꾼들은 오취리와 남희석이 거론한 화두보다는, 그들의 과거사나 자극적인 발언을 들추는 데만 더 관심을 가졌다. 이렇게 '니가 잘났냐, 내가 잘났냐' 식의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리면 발전적인 논쟁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여기엔 '쓴소리'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오취리는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인기와 혜택을 누렸고 본인도 수없이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인물이다. 그런 오취리가 한국 사회에 쓴소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외국인으로서 그동안 한국에서 누린 것이 얼마인데, 이제와서 감히 한국을 손가락질해'라는 식으로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이라고해서, 한국에 늘 좋은 말만 해줘야한다는 것은 위험하고 속좁은 편견이다.

남희석 역시 동업자 의식과 제 식구 감싸기가 만연한 국내 연예계에서 동료 연예인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실명 비판한 사례는 드물었다. '김구라의 방송 태도'보다는 마치 남희석과 김구라간의 개인적 사연이나 앙금 여부에 더 관심이 집중된 측면이 있다. 소신을 표현할 자유에 성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취리와 남희석이 꺼내든 문제제기의 본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인물을 둘러싼 '자격 논란'만 남은 현실은 씁쓸하다. 이런 패턴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누가 민감한 현안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용기있게 소신을 드러낼 수 있을까. 깊이있는 담론보다 자극적인 가십을 쫓는 데만 혈안이 된, 우리 사회와 대중-미디어들도 함께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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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사회를 위해 문제 제기를 한 사람들에게 무결을 강요하느라 결국 진짜 문제는 가려지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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