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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10년 넘게 반한나라당 입장을 고수하다가 최근 1~2년 사이에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들에 실망하고 정치혐오자가 됐다는 이야기는 가끔 했으니 아실 분은 다 아실테고, 모르더라도 반페미 스탠스와 신남방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서 맹목적인 지지를 하지 않는다는 걸 많이들 알 거라 생각하기에 나름 객관적인 입장으로 이 이슈에 대한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국인이다보니 주관을 100%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이 사태를 볼 수는 없지만, 정치적 중립에서 보면 아래와 같은 평가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1. 현 정부는 지소미아 카드를 무역분쟁을 위한 카드로 보고 있다.

이 입장에서는 현 정부는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입장에서는 지소미아가 유지되든 말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단지 협상용 카드로만 생각할테니까요.

이 협상카드를 이용해서 일본을 협상테이블로 끌고 나온 것만으로도 아직까진 성공적인 행보로 보입니다.

문제는 지소미아를 보는 국민들과 정부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인해 상처난 국민들의 자존심을 정권에서 어떻게 달래줄 것이냐인데... 감정적인 문제라서 정치적 차원에서 다루긴 힘들 겁니다.


2. 현 정부는 지소미아가 불공평한 협정이라고 생각하고, 파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입장에서는 한 달간의 유보를 한 것은 미국과 일본의 겁박에 일단 쫄아서 한 발 물러난 형국이라고 봅니다. 특히 미국이 무서웠겠지요. 하지만 완패는 아닙니다. 정책적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한 달이 지난 후에 알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미국이 뒤에서 수작질을 하지 않았으면 先 연장 종료 후, 後 재협상을 미끼로 일본을 대화 테이블로 끌고 나오게 하는 수가 최선이었겠지만, 미국이 뒤에서 수작질을 하는 마당에선 위와 같이 강공으로 나가면 정치외교적으로 더 큰 곤란에 빠졌을 겁니다. 쫄아서 한 발 물러섰지만, 현재로서는 이게 최선의 수라고 생각합니다.

한 달 뒤에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등과 관련해서 마뜩잖은 답변을 내놓는다면 그 때 지소미아를 파기하고 완전한 외교적 승리를 가져오고 지금 실망한 문재인 지지자들의 마음을 다시 되돌릴 수 있지만, 그 반대라면 현 정권은 지지율이 반토막 날 각오를 해야 할 겁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만 봐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하긴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최악의 상황으로 봐도 우리가 한 발 물러난 형국일 뿐, 한국이 졌네 마네 할 정도의 사안은 아닙니다. 일본이 자국민들에게 거짓으로 언플하는 거야 매번 있던 일이니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그리고 지소미아를 지금 연장한다고 해도 내년이나 그 이후에 언제든 다시 연장 종료를 선언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소미아 카드를 흔들면서 일본을 조련하고, 현재 일본에 종속된 국내 부품 산업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할 때까지는 지소미아를 유지하다가 볼 일 다 본 다음에 지소미아를 파기해도 무리는 없다고 봅니다.


지소미아가 일본에게만 유리한 협정이라고 하지만, 군사기밀을 100% 공유해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공유해줄 정보만 공유해주고, 불편한 요청은 거부하거나 시간을 끌며 정보의 효력이 다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제공(일본이 했던 것처럼)해도 되거든요. 즉, 일본에 유리하지만, 한국에 불리한 협정도 아닙니다. 단 한 가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일이 복잡해지겠지만, 북한이 미치지 않고서야 남한을 공격할 일은 없을 겁니다. (반대로 미국이 북한을 친다면 진짜 막장으로 가겠지만...)



이상이 페미 정책, 신남방정책에 반대하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52시간 근로시간 제한이 정책적 실패라고 보는 문재인 정권을 그다지 탐탁치 않게 보는 한 사람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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